[묵혀놓은 가을 엽서] 편
넝마
김 재 황
처음에 나를 본 건, 진열장 밖 바로 너지
내 참신한 곡선미와 깜찍스런 빛깔 무늬
그 순간 넌 날 택했고 우리 둘은 하나 됐지.
참으로 많은 날을 너와 나는 찰떡 단짝
네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함께 갔지
누구나 나만 보고도 금방 넌 줄 알았으니.
넌 아직도 멋지지만 나는 이미 낡은 모습
여기저기 찢어지고 꾀죄죄한 꼴이라니
너 제발 버리지는 마, 걸레라도 난 될 테야.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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