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무라쇼셔 살올이다/ 이 덕 일
[원본]
무라쇼셔 살올이다 이말삼 무라쇼셔
仔詳히 무라시면 歷歷히 살올이다
하날이 놉고 먼들노 살올길 업사이다.
[역본]
물으세요 아뢰리다 이 말씀을 물으세요
자세히 물으시면 또렷하게 아뢰리다
하늘이 높고 멀어서 아뢸 길 없습니다.
[감상]
이덕일(李德一 1561~ 1622)은 조선 중기의 무신이다. 본관은 함평(咸平), 자(字)는 ‘경이’(敬而)이고 호(號)는 ‘칠실’(漆室)이라고 한다. 어려서부터 학문을 닦았으나,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무과에 응시하여 급제하였고, 정유재란 때에는 의병을 조직하여 공을 세웠으며 이순신 휘하로 들어갔다고 전한다. 그 후 절충장군의 자리에 올랐으나, 광해군 때 국정이 문란해지자 향리로 돌아가서 여생을 마쳤다고 한다.
이 작품은 우국가(憂國歌)라고 하는데, 정확히는 ‘왕문유사가’(王問有辭歌)라고 되어 있다. 즉, 왕에게 하는 말이다. 초장에서 ‘살올이다’는 ‘아뢴다.’라는 뜻이다. 당연히 왕에게 하는 말이니, ‘아뢴다,’라는 게 옳다. ‘물리쇼셔’는 ‘물으십시오’라는 뜻. 물으시면 아뢰겠다고 한다. 중장으로 간다. ‘자상히’는 ‘자세하’라고 풀이된다. 그리고 ‘역력히’는 ‘또렷하게’라고 풀이한다. 그래서 자세히 물으시면 또력하게 대답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종장에서 높고 멀어서 아뢰지 못한다니 참으로 안타깝다.(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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