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4. 5. 26. 05:34

[양구에서 서귀포까지] 편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김 재 황

 

안으로 들어서면 살아 있는 비린 냄새

넘치는 물소리로 수평선은 멀어지고

더 크게 물고기들이 바다 숲을 그린다.

 

억지로 헤엄치면 아가미는 시려 오고

불빛이 환할수록 들러붙는 투명 비늘

한 발짝 물러나 보니 부레들이 부푼다.

 

천천히 흘러가면 여기저기 섬인 것을

조그만 모래톱도 물멀미로 열리는데

못 말릴 세 갈매기는 저물녘에 닿는다.

                                         (2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