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나무 같은
김 재 황
아침이 열리기가 무섭게
아흔을 훌쩍 넘기신 할머니의
장작 패시는 소리가 고요를 깨뜨린다,
잡숫는 것이라야 고작
물만밥에 된장찌개가 전부,
아직도 날마다 산에서
땔나무 한 짐 지고 오신 다음
아궁이에 불을 지펴서 밥을 지으신다,
이제 좀 쉬시라고
아들딸 며느리 손자 증손자까지
모두 나서서 말리지만,
놀면 무엇 하느냐고 줄곧 손을 놀리신다,
조금은 등이 휘신 모습이
언덕에 우뚝 선 조선소나무 같은
이 나라 아름다운 그 할머니.
(200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