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를 읽다

악기 19-30, 이렇기에 선왕이 '정'과 '성'에 바탕을 두고

시조시인 2022. 8. 3. 05:40

 樂記(악기) 第十九(제십구) 

19- 30 是故 先王本之情性 稽之度數 制之禮義 合生氣之和 道五常之行 使之陽而不散 陰而不密 剛氣不怒 柔氣不懾 四暢交於中 而發作於外 皆安其位而不相奪也 然後立之學等 廣其節奏 省其文采 以繩德厚 律小大之稱 比終始之序 以象事行 使親疏貴賤長幼男女之理 皆形見於樂 故曰 樂觀其深矣(시고 선왕본지정성 계지도수 제지례의 합생기지화 도오상지행 사지양이불산 음이불밀 강기불노 유기불섭 사창교어중 이발작어외 개안기위이불상탈야 연후립지학등 광기절주 성기문채 이승덕후 율소대지칭 비종시지서 이상사행 사친소귀천장유남녀지리 개형견어악 고왈 락악기심의).
[이렇기에 선왕이 ‘정’(인정)과 ‘성’(본성)에 바탕을 두고, 도수(5음12율의 도수)를 생각하여 ‘예’(예절)와 ‘의’(옳음)를 만들어서 살아 있는 ‘기’(기운)의 ‘화’(고르고 따뜻함)를 모아서, ‘오상지행’, 즉 5행을 이끌어서 ‘양’(陽)으로 하여금 움직여서 흩어지지 않게 했고 ‘음’(陰)으로 하여금 고요히 하여 폐색하지 않게 했으며 강한 기운이 노엽지 않게 했고 부드러운 기운이 두려워하지 않게 했다. 이 4가지(천지의 ‘음’과 ‘양’ 및 인심의 ‘강’과 ‘유’)가 화창하여 가운데에서 서로 섞이고 밖으로 일어나 나타나서 모두 자리가 편안하여 서로 빼앗지 않게 된다. 그런 후에야 ‘악학을 관장하는 관리’와 ‘음악 과정’(학등)을 세우고 그 ‘절주’(곡조의 꺾이는 마디. 리듬)를 늘여 더하며 그 ‘문채’(5성이 서로 응화하는 것이 마치 5색이 뒤섞여 문채 이루는 것 같으므로 이렇게 말함)를 살펴서 이로써 두터운 베풂을 헤아리고 큼과 작음의 어울림을 바르게 하며 처음과 끝을 견주어서 차례를 정하고 이로써 ‘일’과 ‘행’(행실)의 본받도록 하며 ‘친소’ ‘귀천’ ‘장유’ ‘남녀’의 도리를 모두 나타나 보이게 했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악(음악)은 그 깊은 것(심오한 것)을 보게 한다.’라고 했다.]
 
 이런 까닭으로 선왕이 상정에 바탕을 두고 도수를 상고하여 예의를 만들어서 생기의 화를 모으고 오상의 행실을 이끌어서 양으로 하여금 흩어지지 않고 음이 밀폐되지 않으며 강기가 성내지 않고 유기가 두려워하지 않게 했다. 이 4가지가 창달하며 안에서 조화를 이루고 겉에 나타나서 모두 그 자리에 편안하여 서로 빼앗지 않게 된 연후에야 학등을 세우고 그 절주를 넓히며 그 문체를 살펴서 덕후를 바로 재고 소대의 칭을 바르게 하며 처음과 끝의 차례를 정하여 일과 행실의 본이 되게 하고 친소와 귀천과 장유와 남녀의 도리를 모두 악에 나타나 보이게 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악 보는 것이 같다고 하는 것이다.
 즉, 이렇기에 선왕이 음악을 제정함에 있어 백성의 성정에 감동하는 ‘음’에 의거하여 오성십이율(度數: 五聲十二律의 도수)을 상고하고(稽: 생각하는 것) ‘청탁’ ‘고하’ ‘존비’ ‘융쇄’의 절(예의)을 제정했는데, 그런 후에 이것을 사용하여 천지 생생의 화기에 합하고(합생기지화) 오상의 행실을 이끌어서(도오상지행: ‘도’는 ‘導’와 통함. ‘오상지행’은 ‘五行’과 같음. 사람이 행하는 5행의 ‘性’, 즉 ‘성품’을 이름) 그 양기로 하여금 움직여서 산란하기에 이르지 않고(사지양이불산: ‘산’은 양기를 움직여 산란시키는 것) 음기로 하여금 고요히 하여 폐색하기에 이르지 않게 하여(음이불밀: ‘밀’은 ‘閉’와 통하는데 음기를 고요히 하여 폐색하는 것) 강기가 승해도 노하지 않게 하고(강기불노) 유기가 승해도 두렵지 않게 한다(유기불섭: ‘섭’은 두려워하는 것). 천지의 음양과 인심의 강유의 4자가 화창해서 가운데에서 서로 섞이고(사창교어중: ‘사창’은 ‘음양’과 ‘강유’를 가리키는 말. 4자가 화창하므로 ‘사창’이라고 함), 밖으로 발작할 때에는(이발작어외) 5음이 각각 그 자리에 편안하여 서로 빼앗지 않는다.(개안기위이불상탈야) 이와 같이 화이 아정한 음악이 정해진 후에 음악의 학관과 과정을 세워(연후립지학등: ‘학등’에서 ‘학’은 ‘악학’을 관장하는 관리 또는 교관. ‘등’은 음악 과정) 그 학자가 익히는 절주를 늘이고(광기절주: ‘광’은 ‘增益- 늘여서 더함’하는 것) 그 음곡을 성찰하여 서로 응화시키며(문채: 5성이 서로 응화하는 것이 마치 5색이 뒤섞여 문채 이루는 것 같으므로 이렇게 말함) 그리하여 백성의 덕을 세워 사특한 데 흐르지 않게 한다.(이승덕후: ‘승’은 ‘검속’하는 것. ‘덕후’는 ‘덕’이라는 뜻. ‘덕’은 본래부터 두터운 것이므로 ‘덕후’라고 했다.) 또 5음 대소의 대칭을 정제하고(율소대지칭: ‘율’은 法度로써 정제하는 것. ‘소대지칭’은 ‘5음 대소의 대칭’) 가락 종시의 순서를 비교하고 합하여(비종시지서: ‘비’는 ‘비교하여 연합하는 것’ ‘종시지서’는 ‘가락 종시의 순서’) 사행에 본뜨고(이상사행: ‘상사행’은 5음과 인륜의 관계를 비교하여 그 영향이나 관계를 말하는 것) ‘친소’ ‘귀천’ ‘장유’ ‘남녀’가 행해야 할 이치를 모두 음악 위에 나타나 보이게 한다.(皆形見於樂) 그러므로 옛말에도 이르기를 ‘음악은 그 뜻이 심오함을 알겠다.’라고 했다.

[시조 한 수]

상정에 바탕 두고

김 재 황


선왕은 이를 알아 그 상정에 바탕 두고
그 도수 생각하여 그 예의를 만든 거라
음악은 그 깊숙한 곳 보게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