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남해 창선면 왕후박나무/ 김 재 황

시조시인 2024. 9. 11. 05:51

[천연기념물 나무 탐방] 편

 

      남해 창선면 왕후박나무

                    -천연기념물 제299

 

                                                김 재 황

 

그렇듯 쓸쓸함을 달랠 수가 없는 건가

정녕 그대 빈 가슴을 채울 수가 없는 건가

그럴 땐 이리로 와서 잎의 말들 들어 보게.

 

하늘이 무너져서 어쩔 수가 없는 건가

끝내 그대 나갈 길을 찾을 수가 없는 건가

그럴 땐 이리로 와서 가지 끝을 살펴보게.

 

차라리 이 세상을 떠나가고 싶은 건가

오직 그대 모진 삶을 내버리고 싶은 건가

그럴 땐 이리로 와서 큰 줄기를 안아 보게.

 

얼마나 괴롭기에 잠들 수가 없는 건가

결코 그대 긴 어둠을 이길 수가 없는 건가

그럴 땐 이리로 와서 그늘 밑에 누워 보게.

                                  (2011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