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나무 탐방] 편
남해 창선면 왕후박나무
-천연기념물 제299호
김 재 황
그렇듯 쓸쓸함을 달랠 수가 없는 건가
정녕 그대 빈 가슴을 채울 수가 없는 건가
그럴 땐 이리로 와서 잎의 말들 들어 보게.
하늘이 무너져서 어쩔 수가 없는 건가
끝내 그대 나갈 길을 찾을 수가 없는 건가
그럴 땐 이리로 와서 가지 끝을 살펴보게.
차라리 이 세상을 떠나가고 싶은 건가
오직 그대 모진 삶을 내버리고 싶은 건가
그럴 땐 이리로 와서 큰 줄기를 안아 보게.
얼마나 괴롭기에 잠들 수가 없는 건가
결코 그대 긴 어둠을 이길 수가 없는 건가
그럴 땐 이리로 와서 그늘 밑에 누워 보게.
(2011년 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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