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시 30편) 27. 숫된 새벽 숫된 새벽 김 재 황 안개를 밟고 산을 오른다. 고요에 싸여 있는 먼동 다듬어지지 않았으므로 들쭉날쭉한 가난한 나무들, 어둠을 벗고 숲이 일어서기도 전에 벌써 기침하는 산 울림만이 손끝에 남고 찬란한 느낌으로 무릎을 꿇는다. 그분은 눈빛 찬찬히 내려다보시는데 나는 내 마음밖에 드릴 게 없어.. 시 2008.10.22
(자선시 30편) 2. 다례음복 다례 음복 김 재 황 뵈옵듯 허연 수염 쓰다듬는 바람도 아니고, 구름은 더욱 아닌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 열어 놓은 무릎 앞에 한 잔 푸른 산 기운을 바친다 그저 몸둘 바 모를 속내를 담아 올린다 만경 창파의 까치놀이 왁자지껄 몰려든다 어진 아내의 말소리가 물소리를 데리고 또 쏟아져 .. 시 2008.09.29
어느 고양이 어느 고양이 김 재 황 자주 가는 출판사에 사는 고양이 한 마리 눈도 채 못 든 놈을 주워서 길렀다는데 몇 달이 지난 지금은 사람을 졸졸 따른다. 아침에 만날 때는 야옹야옹 뛰어오고 심심하면 다가와서 그 앞발로 톡톡 치고 노는 게 강아지 같다고 온 직원이 귀여워한다. 쉴 새 없이 드나들며 문을 쾅.. 시조 2008.03.25
시9 숫된 새벽 김 재 황 안개를 밟고 산을 오른다 고요에 싸여 있는 먼동 다듬어지지 않았으므로 들쭉날쭉한 가난한 나무들, 어둠을 벗고 숲이 일어서기도 전에 벌써 기침하는 �� 울림만이 손끝에 남고 찬란한 느낌으로 무릎을 꿇는다 그분은 눈빛 찬찬히 내려다보시는데 나는 내 마음밖에 드릴 게 없어.. 시 2005.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