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숫된 새벽
김 재 황
안개를 밟고 산을 오른다
고요에 싸여 있는 먼동
다듬어지지 않았으므로 들쭉날쭉한
가난한 나무들,
어둠을 벗고 숲이 일어서기도 전에
벌써 기침하는 산
울림만이 손끝에 남고
찬란한 느낌으로 무릎을 꿇는다
그분은 눈빛 찬찬히 내려다보시는데
나는 내 마음밖에 드릴 게 없어라
밤새운 별을 주워 모으면
한 줄기 은하수보다 맑게 흐르는 길
아파하는 숫된 새벽이여
눈물로 산이 산을 닦으니
하늘은 온 세상의 일, 가슴으로 듣는다
모은 잎새에 꿈이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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