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10

시조시인 2005. 11. 2. 00:47
 

         뚝배기 같은 친구


                                        김 재 황

 

 

 


 척 보면 투박해 보여도

 가슴에 오래 온기를 간직하는 뚝배기처럼

 옆에 있는지 없는지

 별로 눈에 뜨이지는 않지만,

 진정 그가 있기에 내 마음 편안한

 그런 친구 있었으면 좋겠네

 내가 기쁠 때에는 멀찍이에서 함께 웃고

 내가 슬플 때에는 가깝게 다가와서

 내 손을 잡아 주는,

 그런 친구 만났으면 좋겠네

 보기에는 마냥 무뚝뚝한 모습이어도

 사귀면 새록새록 정이 솟아나고,

 한 번 가슴을 열었다 하면

 저 넓은 하늘까지 껴안을 수 있는 사람

 그런 친구가 그리운 지금

 뚝배기 하나 내 앞에 놓여 있네.

 

(시작 메모)


 ‘뚝배기’는, ‘찌개를 끓이거나 조림을 할 때에 쓰는 오지그릇’을 말한다. 지방에 따라 ‘툭배기’ ‘툭박이’ ‘둑수리’ 등으로 부른다. 우리나라 재래의 그릇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오는 토속적인 그릇이다. 크기는 대․중․소가 있고, 반 컵이나 한 컵 정도의 물이 들어가는 알뚝배기도 있다. 겉모양은 투박하나, 안쪽은 매끄럽다. 지역적으로 여러 모양을 나타낸다. 중부지방의 뚝배기는 깊이가 깊고(약 10㎝에서 15㎝) 지금보다 밑바닥이 약간 좁았으며 측면은 직선형을 이루었다. 알뚝배기는 대개 배가 퍼진 곡선형이다. 그러나 동해안 지방의 뚝배기는 깊이가 얕고 배가 둥글게 곡선을 이루어서 대접의 주둥이를 오므려놓은 듯한 모양을 보인다. 중부지방과 동해안 지방에 있어서 뚝배기 모양의 차이는, 빗살무늬 토기에서 민무늬 토기로 이어진 시대의 바리형(鉢型) 토기 유물에 있는 기형(器型)의 차이와 비슷하다고 한다. 뚝배기는 냄비처럼 빨리 끓지 않는 단점이 있지만, 일당 뜨거워지면 쉽게 식지 않는다. 그렇기에 겨울철의 찌개나 설렁탕 등을 담는 데 아주 좋다.

 그렇다면, ‘오지그릇’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사전을 보면, ‘붉은 진흙으로 만들어서 볕에 말리거나 약간 구운 다음, 오짓물을 입히어서 다시 구운 질그릇’이라고 되어 있다. 대개는 광택이 적고 기교면에서도 섬세하지 못하여 얼핏 보기에는 잘 구워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오지그릇’의 종류로는 뚝배기 외에도 ‘독’ ‘항아리’ ‘옴배기’ ‘동이’ ‘자배기’ ‘화로’ ‘단지’ ‘약탕관’ 등이 있다. 오지그릇은 불투명한 자갈색으로, 물기는 통하지 않지만 공기는 통한다. 오지그릇은 ‘오지’(烏只) 또는 ‘어지’(於芝) 등으로 표기하고, 일명 ‘오자기’(烏瓷器)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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