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암/ 김 재 황 [달을 노래하다] 편 낙화암 김 재 황 미끈한 배롱나무 피고 지는 꽃을 보듯아픔이 이어져서 일으키는 붉고 흰 잎강물을 따라 흐르는 옛 노래가 삽디다. 단단한 바위인들 오래 가면 안 삭을까,서러운 넋이라도 긴 세월에 안 지칠까,바람만 그저 멋쩍게 새로 길을 냅디다. 나라든 사람이든 끝나는 날 있게 마련오히려 숨은 절이 염불 소리 쌓노라니하늘에 흰 구름 둥둥 서쪽으로 갑디다. (2021년) 오늘의 시조 06:00:24
눈 내리는 밤/ 김 재 황 [달을 노래하다] 편 눈 내리는 밤 김 재 황해 지고 어두움이 질척하게 짙어 가면마음에 불쑥 솟는 무서움이 생길 텐데오늘은 하얀 손길이 참 반갑게 감싼다. 별이야 안 보여도 깊숙하게 잠이 들고멀찍이 귀를 열면 낮아지는 숨결 소리가슴에 오직 둥글게 달 하나를 빚는다. 미움을 덮고 나면 그 무엇이 남겠는가,가난한 눈빛으로 미소 짓는 꽃 아닐까.모두가 손잡은 채로 밤을 나게 되리라. (2021년) 오늘의 시조 2025.04.04
고엽/ 김 재 황 [달을 노래하다] 편 고엽 김 재 황 저 곱게 물드는 잎 안쓰럽게 길을 묻고바람이 골을 타니 작은 산새 낮게 나네,서럽게 냇물 소리만 헤매 도는 이 가을. 못 잊는 그 일들이 푸른 이끼 둘렀는데잎들은 붉다 못해 안타깝게 그 맘 타네,더 높게 달이 오르면 누구 얼굴 만날까. 외진 절 따라가니 밤 지새는 목탁 소리소나무 빈 그늘에 쌓아 놓은 옛 숨결들입 닫고 떨어진 잎이 온갖 꿈을 숨기네. (2021년) 오늘의 시조 2025.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