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광덕사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천안 광덕사에서 김 재 황 보화루에 숨결 두니 넓은 뜰이 펼쳐지고그 왼쪽을 바라보면 무언으로 선 적선당산새들 젖은 울음도 손 모으며 눈감는다. 한가운데 곧게 서면 바로 앞에 그 대웅전안쪽으로 금빛 불상 괸 명상에 잠겨 있고다 낡은 돌사자 둘이 꿈결인 양 무너진다. 바람 타는 오른쪽엔 육화당이 자리 잡고뒤로 돌면 선화루가 착한 웃음 흘리는데멀거니 범종각 홀로 둥근 소리 머금는다. (2012년 11월 25일) 오늘의 시조 2025.02.13
예천 삼강주막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예천 삼강주막에서 김 재 황 금천과 내성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곳깜박이는 등불 걸고 주막집이 있었는데피곤한 나그네들이 하룻밤을 묵었단다. 과거 볼 선비들은 죽령으로 가지 않고언제든지 여길 지나 문경새재 넘었단다,그래야 장원급제에 올랐다나 뭐라나. 사공과 보부상들 꾸역꾸역 모여드니힘이 좋은 일꾼까지 얻으려고 하였을 터 외롭게 들돌이 놓여 옛이야기 열고 있다. (2012년 10월 27일) 오늘의 시조 2025.02.12
청량산 문수사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청량산 문수사에서 김 재 황 늘어선 단풍나무 막아서는 바로 그곳중턱에 올라서면 빈 불이문 반겨 맞고허름한 대웅전 한 채 힘껏 세월 퉁긴다. 나직이 찬 물소리 내 발걸음 잡아끄니불러서 ‘용지천’인 문수보살 지혜의 샘고맙게 물 한 잔으로 마른 목숨 축인다. 마당엔 눈부시게 흰 옥잠화 피었는데서러움 날리고서 아픔 여민 저 범음각이 세상 온갖 번뇌가 안개 쓸 듯 날린다. (2012년 9월 9일) 오늘의 시조 202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