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자선시조 30편) 12. 넝마

시조시인 2008. 11. 7. 08:36

                           넝 마




                                               김 재 황


 

 맨 처음 나를 본 건, 진열장 밖의 너였지.

 내 참신한 곡선미와 깜찍한 빛깔의 무늬

 그 순간 넌 날 택했고 우리 둘은 하나가 됐어.



 참으로 많은 날들을 너와 난 단짝이었어. 

 네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함께 갔지.

 누구나 나만 보고도 금방 넌 줄 알았으니까.


         

 넌 아직도 멋지지만 난 이미 낡아빠졌지.

 여기 저기 찢어지고 꾀죄죄한 꼴이라니

 그래도 버리지는 마, 난 널 위해 걸레가 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