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기나긴 오욕의 사슬을 끊어내고자 떠났던
나의 결혼원정기를 소개하려 한다.
그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였던…..”
서른 여덟 먹은 덕암리 노총각 홍만택(정재영 분). 그 나이에 뜨문뜨문도 아니고 ‘종종’ 몽정을 치뤄 남의 눈을 피해 몰래 팬티를 빨아야 하는 그는 여자와는 눈도 제대로 못 맞추는 쑥맥이다. 만택의 죽마고우 희철(유준상 분)은 딴에는 여자 꽤나 다룬다고 생각하는 ‘선수’다. 하지만 만택과 함께 막걸리에 취해 ‘18세 순이’를 불러 제끼는 건 마찬가지인 서러운 노총각. 어느 날 할아버지가 약주라도 걸치신 듯 벌개진 얼굴로 들어와선 만택에게 묻는다.
“우주... 베끼가 어데로?”
“우.즈.베.끼.스.뜨? 이거 완전 낑긴 나라 아이가?”
마을에 시집 온 우즈베키스탄 색시를 보고 온 할아버지는 국제결혼이라도 하라시지만, 만택은 영 내키지가 않는다. 이런 그의 옆에서 바람을 잡으며 부추기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희철. 희철은 우즈벡 맞선 원정을 망설이는 만택을 갖은 논리와 셈으로 꼬드기기 시작하고, 만택도 슬슬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환갑을 넘기고도 시집살이하는 엄니 보기도 그렇고, 이제 아부지 제사상에 며느리가 차린 음식도 올려드려야겠는데...
그리하여, 만택과 희철은 초등학교 사회과부도에 낑겨 있어 찾기도 힘든 나라, ‘우즈베키스탄’으로 신부감을 찾아 머나먼 여정에 오른다.
“제가 홍만택씨와 어울리는 사람으로 꼭 데려오겠습니다.”
제13기 결혼원정대의 통역을 맡은 우즈벡 현지인 라라(수애 분). 지금까지 최고의 성사율을 기록해왔고 회사의 신임도 받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녀에게 너무나 중요한 이번 맞선은 특히 녹록치가 않다. 목적의식(?) 뚜렷한 희철은 안 되는 영어까지 섞어가며 현란한 작업을 펼치면서 적극적으로 맞선에 나서지만, 답답할 정도로 착하고 순박한 만택은 보는 여자마다 퇴짜맞기 일쑤다. 보다 못한 라라는 우즈벡 인사말부터, 맞선 매너까지 하나하나 만택의 특별 개인교습에 나서는데...
그들은 38년 오욕과 설움의 세월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요즘의 세태다. 시골에는 외국 여인을 며느리로 둔 사람이 많다. 텔레비전에는 그들의 사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조금 더 심도 있게 다루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평점 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