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다] 편
들꽃의 노래
김 재 황
만나니 반갑다고 인사하는 갖가지 꽃
누군들 귀엽다고 다시 보지 아니할까,
낯익은 얼굴이라고 그 이름도 부른다.
(2017년)
다 늙어 막무가내가
김 재 황
아이가 깨질 물건 안 준다고 떼를 쓴다,
엄마는 안 된다고 손 흔들며 달래 본다,
다 늙어 막무가내가 어렸을 때 싹 큰다.
(2017년)
달팽이의 길
김 재 황
머물 곳 없는 것이 얼마나 큰 슬픔인 줄
큰 전쟁 안 겪어도 뼈 시리게 모두 알지
집 한 채 달랑 지고서 자기 길을 떠난다.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