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다] 편
아, 핏빛 노을
김 재 황
안 뵈고 안 울어도 기러기가 쪼는 하늘
수없이 그 가슴이 부리 끝에 찢긴 아픔
저린 손 접은 하루가 핏빛 업고 떠난다.
(2017년)
별목련 앞에서
김 재 황
이 봄에 하얀 눈이 나무 위에 내린 듯이
흰 꽃을 몸에 두른 아기 목련 맑은 꿈길
별 아닌 저 빛난 별들 비운 품에 안는다.
(2017년)
뺨이 붉은 진달래
김 재 황
깊은 잠 새근새근 꿈결 타고 달리더니
봄빛에 하품 무는 뺨이 붉은 아가씨여
기나긴 네 속눈썹이 내 걸음을 이끈다.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