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다] 편
한여름에
김 재 황
퍼붓듯 쏟아지는 소나기를 타고 오른
미꾸리 한 마리가 마당으로 떨어지면
텃밭에 수박 덩이도 덩달아서 익는다.
(2017년)
커피를 즐기다
김 재 황
코앞에 다가오는 알지 못할 먼먼 냄새
소매를 붙잡고서 쉬어 가라 이르는 뜻
한 모금 마시고 나니 근심들이 가시네.
(2017년)
우산 지니다
김 재 황
긴 장마 잇는 때니 손에 들고 다니는데
내 마음 젖지 않게 챙기는 게 마땅하고
먹구름 오고 난 뒤에 찾게 되면 늦는다.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