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도시락
김 재 황
초등학교 다닐 적에 허리춤엔 그 도시락
마음이 바쁠수록 그저 마냥 묵직했지
십 리도 훨씬 더 되는 등굣길이 정다웠지.
점심시간 될 때까지 침묵 속엔 그 도시락
배고픈 느낌 전에 내 손 자꾸 이끌었지
반찬은 별것 아닌데 절로 침이 넘어갔지.
젓가락만 담겨 있는 하굣길엔 그 도시락
내 걸음이 빠른 만큼 더 큰 소리 들려왔지
우리 집 저만치 뵈면 숨이 턱에 차올랐지.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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