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에서 서귀포까지] 편
서귀포 겨울 귤밭에서
김 재 황
둘러친 돌담 가에 사투리는 맴을 돌고
물결이 차고 나면 더욱 날을 세우는 잎
무섭게 긴 소매 끌며 바람 소리 달려간다.
살며시 품을 열면 흰 거품의 바다 냄새
가지 끝 아린 삭신 긴 숨결로 싹이 트고
섬 여인 둥근 마음을 켜로 두른 나이테여.
뺨 시린 빗줄기가 나무들을 쓸고 가면
웅크린 숲 그늘이 놀란 듯이 깨는 소리
동박새 앉은 자리로 이른 봄이 오고 있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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