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혀놓은 가을 엽서] 편
거울
김 재 황
닦고 또 닦아낸다, 남모르게 묻은 먼지
물안개를 열고 나온 꽃 한 송이 비치도록
이 아침 맑은 네 앞에 마주하여 짓는 미소.
흠지면 큰일 날라, 가슴 속에 품은 나날
아무리 먼 길 가도 두고 간 적 있었던가,
이따금 널 꺼내 들고 내 안색을 묻는다.
믿음도 담게 될까, 모든 정성 쏟고 나면
어둠 짙은 하늘에서 별들 빛날 그때마다
저 서쪽 뻗은 네 길로 달려가서 올린 기도.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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