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혀놓은 가을 엽서] 편
고성 화진포에서
김 재 황
섬 없는 바다라면 멋도 없지 않겠냐며
손대면 도망칠 듯 떠오르는 저 금구도
꽃다운 전설 하나는 감춰두고 있겠구나.
참으로 더운 삶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등 휘게 달려와서 쓰러지는 파도 소리
해변을 홀로 거닐며 지난날을 돌아본다.
옆구리 시린 분은 이 바다로 오시구려,
가슴을 마주 대고 길게 놓인 그 수평선
편하게 마음 비우면 먼 사랑도 온다오.
(2005년)
'오늘의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맨발 그대로/ 김 재 황 (1) | 2023.12.08 |
---|---|
머리맡 낮은 자리/ 김 재 황 (2) | 2023.12.08 |
빙하기/ 김 재 황 (2) | 2023.12.07 |
거울/ 김 재 황 (1) | 2023.12.07 |
갈치에 대하여/ 김 재 황 (2) | 2023.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