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혀놓은 가을 엽서] 편
명상을 위하여
-꽈리 연가
서럽게 볼을 붉힌 그 그리움 하나 따서
응어리 풀어내고 입속에서 굴려 본다,
깨물면 울음 쏟을까, 삐쳐 버린 내 첫사랑.
(2005년)
-고소한 깨달음
더 낮은 자리 찾아 그 마음을 앉히더니
마침내 깨달음은 불 켠 듯이 익어 가고
조그만 개암 한 알이 고소한 맛 머금는다.
(2005년)
-주름살 잡았어도
높은 뜻 걸어 두고 둥그렇게 빚은 호두
넓은 의미 지니느라 그 주름살 잡았어도
이제는 아집 버려야 익은 맛이 난다네.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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