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5. 今年 열 두 달을/ 작가 미상
[원본]
今年 열 두 달을 다 보내는 忘年會라
한 잔 술 한 곡조식 시름 안과 전송 하세
日後난 시름 업스니 所願대로 (하리라.)
[역본]
올해 지닌 열두 달을 다 보내는 송년회라
한 잔 술에 한 곡조씩 시름 안겨 잘 보내세
그 후엔 시름 없으니 바란 대로 하겠다.
[감상]
초장을 본다. ‘금년’은 ‘지금 살고 있는 이 해’를 말한다. 즉, ‘올해’이다. 열두 달이 다 가고 마지막 날만 남았다. ‘망년회’는 ‘연말에 한 해를 보내며 그 해의 온갖 괴로움을 잊자는 뜻으로 베푸는 모임’을 가리킨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만 하여도 ‘망년회’는 꼭 있었다. 그러나 그 후에 ‘망년회’는 ‘송년 모임’이라든가 ‘송년회’로 그 이름이 바뀌었다. 그 이름이 순화되었다고나 할까? 아무튼 나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니 좋게 보내주어야 한다. 중장으로 간다. ‘전송’은 ‘서운하여 잔치를 베풀고 보낸다는 뜻’으로, ‘예를 갖추어 보냄’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반드시 ‘그 가슴에 시름을 안겨서’ 떠나 보내야 한다. 나빴던 일은 그 해가 가면서 말끔히 씻겨져야 하니까. 하기야 그 해에 일어났던 일은 그 해가 책임을 져야 한다. 종장으로 간다. ‘일후’는 ‘앞으로 다가올 날’을 말한다. ‘소원’은 ‘바라고 원함’이나 ‘바라고 원하는 일’을 가리킨다. 앞으로는 시름이 없고 바라는 일만 있기를 기원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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