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삼천포에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4. 5. 12. 05:24

[양구에서 서귀포까지] 편

 

                 삼천포에서

 

                                           김 재 황

 

무엇이 이곳으로 발걸음을 이끌었나,

길고 먼 이야기는 바다에서 마냥 졸고

이처럼 어떤 손이 날, 바람으로 밀었나.

 

섬들은 아이인 양 안개 속에 슬쩍 숨고

하늘은 술래처럼 짙은 구름 안았는데

왜 그리 이곳으로 난, 부리나케 달려왔나.

 

갈매기 몇 마리가 소식들을 놓고 간 후

조그만 통통배들 지난 세월 되씹는가,

도대체 저 연륙교는 무슨 인연 당기는지-.

 

불빛이 가슴 속에 뜨거움을 옮겨 주면

가벼운 입술 모두 꽃인 듯이 피어나고

그 누가 이곳에서 날, 못 떠나게 잡는가.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