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에서 서귀포까지] 편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김 재 황
우리 멋 아직 남은 남산 밑의 한옥마을
대문 안에 들어서면 넓은 마당 푸석하고
창마다 긴긴밤 건넌 달빛 자국 어렸다.
넉넉하게 지닌 마음 가지런한 부엌살림
햇볕 바른 뒤꼍에는 장독들이 모여 앉고
우물가 젖은 자리엔 앵두나무 서 있다.
담 밖에서 물소리가 이른 더위 식히는데
이집 저집 굴뚝들도 안 보이게 깊은 숨결
널따란 대청마루로 솔바람이 찾아온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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