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4. 6. 8. 05:12

[양구에서 서귀포까지] 편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김 재 황

 

우리 멋 아직 남은 남산 밑의 한옥마을

대문 안에 들어서면 넓은 마당 푸석하고

창마다 긴긴밤 건넌 달빛 자국 어렸다.

 

넉넉하게 지닌 마음 가지런한 부엌살림

햇볕 바른 뒤꼍에는 장독들이 모여 앉고

우물가 젖은 자리엔 앵두나무 서 있다.

 

담 밖에서 물소리가 이른 더위 식히는데

이집 저집 굴뚝들도 안 보이게 깊은 숨결

널따란 대청마루로 솔바람이 찾아온다.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