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시조8

시조시인 2005. 10. 24. 10:06
 

             저 하늘을 바라보며

 

                                         김재황

 

 

 너무나 멀고 깊어 내가 닿을 수 있을까

 그 물빛 너무 맑아 내가 머물 수 있을까

 가만히 바라다보면 왠지 자꾸 눈물난다.


 어둠이 깔릴 때면 더욱 감감한 속사정

 저 별들 이야기도 깜박깜박 쏟아지고

 공연히 그리운 얼굴만 더듬더듬 떠서 온다.


 얼마나 넓고 긴 강 거기 흐르고 있는지

 뜨는 듯 잠기는 듯 뭉게구름 노니는데

 조용히 내 안 슬픔을 먼저 띄워 보낸다.


 

  (시작 노트)

 나는 가슴이 답답할 때면 곧잘 하늘을 바라본다. 넓은 우주 속에 내 존재가 아주 작고 초라하지만, 한편으로는 저 하늘이 마지막에 내가 돌아가서 머물 곳이라고 생각하면 더없이 위안이 된다.

 ‘하늘은 우리 모두의 고향이고, 우리 모두의 마음이며, 위대한 생명의 빛이 존재하는 곳이다. 또한, 하늘은 우리 모든 생명체가 돌아가야 할 본향(本鄕)이다. 생명체는,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모두 귀소본능(歸巢本能)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은 하늘로부터 와서 하늘에게로 돌아가는 여정에 불과하다. 하늘은 세상의 모든 행동과 소리를 저 멀리에서 자세히 보고 듣는다.’

 천부경(天符經)에 담긴 이야기이다.

 하늘이 푸르다는 사실이 참으로 고맙다. 언제인가 이웃집 아이가 나에게 물었다. “왜 하늘은 푸른가요?” 나는 대답했다. “지구 주위를 공기들이 둘러싸고 있고, 공기는 햇빛을 흩어지게 하지. 햇빛은 그 안에 일곱 빛깔을 품고 있는데, 그 중 파란 색깔이 땅 가까이에서 흩어지게 되기 때문에 하늘이 파랗게 보인단다.” 그 아이는 나에게 또 물었다. “그러면 왜 노을은 빨간가요?” 나는 또 대답했다. “아침과 저녁에는 하늘이 물기를 많이 머금어서 두꺼운 층을 이룰 때가 있지. 그럴 경우에는 빛의 색깔 중에서 가장 늦게 흩어지는 뻘간 빛이 우리 눈에 보이게 되는 거란다.” 설명은 그럴 듯하게 해주었으나, 그 이웃집 아이가 얼마나 이해를 했을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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