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를 오르며
김 재 황
너무나 숨차구나 홀로 오르는 발걸음
지나온 산길 위로 젖은 바람 깔리는데
그 높은 나의 봉우리 번쩍인다 빙설이---.
아무도 밟지 않은 순수의 자리를 골라
말없이 삶을 새긴 어느 설인의 발자국
아직껏 굽은 능선에 빈 고요로 남아 있다.
볼수록 아름다워라 멀리 펼친 산맥이여
곱게 새긴 주름처럼 저물어 간 하늘 아래
마음의 설송 한 그루 늙어서야 꽃이 핀다.
(시작 노트)
사는 게 힘이 든다. 참으로 오랜 세월을 살아왔건만, 갈수록 인생살이는 더욱 고달프다. 나는 매일 ‘히말라야’를 오르고 있는 기분으로 산다. 내 앞을 그 역경의 히말라야는 늘 가로막고 있다. 그러니 어찌 오르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히말라야’(Himalaya)는 ‘눈의 거처’란 말인데, ‘히마’(Hima)는 ‘눈’(雪)을 뜻하고, ‘알라야’(Alaya)는 ‘주거’(住居)를 뜻한다. '네팔' '인도' '파키스탄' '중국' '부탄' 등에 두루 걸쳐 있는 대습곡 산맥이다. 일반적으로 동쪽으로는 브라마푸트라강의 대굴곡점에서 서쪽으로는 인더스강까지, 동서 약 250㎞이고 남북 320㎞에 이르는 산군을 가리킨다. 희말라야는 높은 고도로 인해 ‘제3의 극지’라는 명칭도 지니고 있다. 특히 히말라야 중에서 고도 5500m 이상의 부분을 ‘그레이트 히말라야’라고 부른다.
또한, 세계의 최고봉인 네팔의 에베레스트(Everest, 8848m)는 ‘우주 만물의 어머니’(Mother of the Universe)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티베트에서는 ‘초모룽마’(Mother Goddess)라고 한다.
히말라야에는 설인(雪人)도 살고 있다는데, 남성적인 것의 이름은 ‘예티’(Yeti)이고, 여성적인 것의 이름은 ‘메티’(Meti)라고 부른다. 이는, 나에게 앞으로 만나게 될지도 모를 귀인을 의미한다. 나는 오늘도 힘겹게, 또 한편으로는 희망을 지니고 히말라야를 오르며 설인의 흔적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