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음양고비

시조시인 2005. 8. 30. 23:36
            음양고비




                                          김 재 황


  한쌍 목숨이 돋아나 서로 몸을 껴안는다

  세상은 숲 그늘 밑 짙은 안개 흩어지고

  마음껏 펼치는 날개 온통 산이 흔들린다.



  마냥 작은 목숨인데 풀무질해 달군 사랑

  하늘도 한낱 조각보 접어 가슴에 안으면

  오히려 골짜기 밖으로 폭포소리 쏟아진다.


                    

(시작 노트)


 어렸을 적에 시골에서 살았기에 산에서 고비를 많이 보았다.  맨 처음에 그 잎이 나올 때, 돌돌 말려 있는 모습이 꽤나 귀엽다.

 그런데 음양고비는 두 잎이 나란히 나오므로 더욱 정겹다. 힌 쌍의 잎이 말려서 올라올 때, 그 모습은 젊은 남녀가 가볍게 포옹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마치 이 세상에 사랑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다고 외치는 성싶다. 참으로 적절하게 이름을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음양고비는 설악산 이북의 산지에서 만날 수 있다. 키는 대개가 50㎝ 정도인데, 어릴 때에는 자갈색의 털이 있어서 매우 사랑스럽다. 잎은 실엽(實葉)과 나엽(裸葉)으로 나뉘어져 있다. 실엽에는 포자 주머니가 있으나, 나엽에는 없다.

 잎은 1회 우상복엽(羽狀複葉)이다. 즉, 잎꼭지의 연장부 좌우 양쪽에 두 잎 이상의 작은 잎이 배열되어 새의 깃과 같은 모양을 이룬다. ‘꿩고비’와 비슷하다. 그 차이로, 음양고비는 열편(裂片) 가장자리에 털이 없고, 우편(羽片) 아래쪽 첫째 열편의 크기가 다른 열편의 크기와 같으며, 열편 끝이 꿩고비보다 둥글다. 그러나 고비의 잎은 이들과는 다르게 2회 우상복엽이고, 우편은 25㎝ 정도로, 첫째 열편이 가장 길다.

 고비과 식물은 열대와 온대에 13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고비를 비롯해서 '음양고비' '꿩고비' '가는고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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