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시 30편) 8. 시치미를 뗄까 시치미를 뗄까 김 재 황 소나기가 내려서 앞동산이 얼굴 씻고 웃는 날 나는 질경이가 되어 볼일 덜 끝낸 구름의 궁둥이나 쳐다볼까 짓궂게 발을 걸어 뛰어가는 바람이나 넘어뜨릴까 그리하다가 그분에게 들키면 짐짓 먼 산 바라보며 시치미를 뗄까 얼굴에 멋쩍은 웃음 흘리며 뒤통수를 긁을까. 시 2008.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