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시조 30편) 30. 농악놀이 농악놀이 김 재 항 열두 발 상모 채가 빈 하늘을 희롱하면 막걸리 한 사발로 온 세상을 열어 놓고 농부들 어둔 가슴에 달로 뜨는 소고 소리. 두 팔로 때린 매에 몸을 떠는 서러운 몸 가난을 깔고 앉은 다북쑥도 여위는데 징 소리 둥글게 새겨 어깨춤만 휘청거린다. 종이꽃 빚어 달고 고개를 숙인 고깔들 .. 시조 2008.11.27
(자선시 30편) 14. 혈서 혈 서 김 재 황 세상을 더듬던 손가락 끝 가장 가려운 살점 베어낸 자리에서 전신의 아픔보다 더한 꽃이 핀다. 그늘진 쪽에 서서 몇 줌 스며든 햇빛에 눈멀지 않고 오직 순수하게 펼친 무명 위에 뜨거운 마음을 적는 아, 속으로 불붙는 나무의 모습 찬바람에 붉은 꽃이 진다. 빛나던 잎에 하나 둘 피가 .. 시 2008.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