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자선시조 30편) 19. 셰르파가 되어

시조시인 2008. 11. 16. 08:40

                     셰르파가 되어




                                            김 재 황


 

  얼마큼 끈을 조여야 옮기는 발이 편할까.

  까만 눈동자들 모두 내 가슴에 품고 나서

  가난을 앞장세우고 높은 산을 타야 하니.




  등을 누르기만 하는 짐 덩이를 고쳐 메고

  나른히 늘어지는 긴 능선을 접어 올리며 

  아직은 쉴 수 없는 걸음 돌아보지 않는다.




  먹이를 찾아 나서는 저 여윈 은여우처럼

  비탈 위로 올라서서 크게 눈을 뜰 적마다

  더욱더 두껍게 되어 무감각한 내 발바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