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자선시조 30편) 18. 가벼운 길

시조시인 2008. 11. 15. 21:56

                      가벼운 길




                                                         김 재 황


 

  접었던 두 날개를 넓게 펴는 그 흰 숨결

  마음이 가벼워서 저 구름을 닮는 걸까

  시린 발 딛고 오르는 가난의 길이 보인다.




  가야 할 고향 집은 아주 멀리 놓여 있어

  출렁대는 바다 위에 높직하게 그린 항로

  지친 몸 타고 누르는 저녁놀빛 털어 낸다.




  눈보다 하얀 깃을 진솔인 양 가다듬고

  돋운 멋 느긋하게 굴려 가는 몸짓이여

  얼었던 하늘 한쪽이 봄바람에 금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