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자선시조 30편) 17. 이름에 대하여

시조시인 2008. 11. 13. 20:10

                  이름에 대하여




                                         김 재 황

 


 

얼마큼 안고 살아야 나와 한 몸을 이룰지

대문 밖에 내걸어도 낯이 설게 느껴지고

밤마다 날 찾는 소리, 꿈결처럼 들려온다.


목숨보다 중하다고 늘 말하며 살았으나

바람 앞에 섰을 때는 너무 초라한 내 깃발

두 어깨 축 늘어뜨린 그림자를 끌고 간다.


한 걸음씩 조심스레 착한 길을 걷는다면

가난한 내 가슴에서 너는 눈을 밝게 뜰까.

진흙탕 차고 오르는 연꽃 송이 그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