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자선시조 30편) 21. 고니

시조시인 2008. 11. 18. 07:18

                              고 니



                                                        김 재 황


 

모여 앉기 좋은 자리 잘 마른 갈대숲 찾아

좋은 일 모두 비치는 물빛 가슴을 꿈꾸며

하얗게 짚어 나간 길, 또 한 차례 눈이 온다.


넓게 펼친 저 하늘에 그 가벼운 깃을 얹고

힘껏 뻗은 두 다리로 흰 구름을 밀어 낼 때

멀찍이 두고 온 호수 안고 웃는 임의 소식.


정성껏 지어야 한다, 밝은 빛 고이는 둥지

편히 머물 네 시간이 아무리 짧다고 해도

닦인 듯 반짝이는 숨결 남기고 떠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