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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영국과 오스트리아와 러시아와 스페인 등의 나라들은 힘을 합하여 프랑스를 노리고 있습니다. ‘합종연횡’(合從連衡)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있었던 ‘소진(蘇秦)의 합종설과 장의(張儀)의 연횡설’을 가리킵니다.
‘합종설’(合從說)이란, 장의가 역설한 ‘서쪽의 강력한 진(秦)나라에 대하여 한(韓)나라와 위(魏)나라와 조(趙)나라와 연(燕)나라와 초(楚)나라와 제(齊)나라 등의 6나라가 똘똘 뭉쳐서 힘을 합하여 대항해야 한다.’는 일종의 공수동맹을 말합니다. ‘공수동맹’(攻守同盟)은 ‘제삼국의 공격이 있을 때, 이에 대한 공격이나 방어를 공동으로 하기 위하여 나라 사이에 맺은, 서로 돕자고 약속하는 일시적인 결합’을 이릅니다.
그 반면에 ‘연횡설’(連衡說)은, 소진이 역설한 ‘한나라와 위나라와 조나라와 초나라와 연나라와 제나라 등의 6나라가 옆으로 연합하여 진나라를 섬겨야 한다.’는 또 하나의 주장입니다.
그러니, 지금의 프랑스의 경우로 따져서, 만일에 프랑스가 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영국과 오스트리아와 러시아와 스페인 등의 나라는 ‘합종설’을 따르게 될 터이고, 그 반대로 프랑스가 강력한 힘을 지닌다면 그 4나라는 ‘연횡설’을 따르게 될 겁니다.
나폴레옹이 그걸 모를 까닭이 없었겠지요. 그래서 그는 여러 가지로 프랑스를 강력하게 만들 방안을 연구했을 겁니다. 그런데 프랑스를 힘센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는 위대한 지도자가 나와서 온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게 대체 누굴까요?
나폴레옹은, 코르시카 사람들을 잘 살게 만들기 위하여, 그보다 한 발짝 먼저 프랑스를 튼튼하게 만들어야 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다른 사람에게 프랑스를 맡겨서는 안 되고, 온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나폴레옹 자신이 황제가 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 나폴레옹은 나쁜 왕이 잘못 다스리는 정치를 직접 겪었습니다. 그런 정치보다는, 국민들이 서로 의논해서 하는 공화정치가 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통령이 된 나폴레옹은, 그것만으로는 아무래도 프랑스를 더 강하게 만들기는 어렵다고 여기게 된 겁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는 그가 직접 황제가 되어서 프랑스를 신친당지하려고 마음먹게 된 겁니다. ‘신친당지’(身親當之)는, 어떤 일을 ‘남에게 맡기지 아니하고 몸소 맡아함’을 이릅니다.
어쩌면, 나폴레옹은 그 때야말로 코르시카와 프랑스가 보거상의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지요. ‘보거상의’(輔車相依)는 ‘수레의 덧방나무 바퀴처럼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로 서로 돕고 의지함’을 말합니다.
1804년 5월이었습니다. 이윽고, 나폴레옹이 황제가 되는 날이 왔습니다. 그 동안의 고초만상을 생각하니, 이 글을 쓰는 나도 감개무량합니다. ‘고초만상’(苦楚萬狀)은 ‘갖은 고초’를 말하고, ‘고초’는 ‘괴로움과 쓰라림’을 뜻합니다. ‘고초’를 다른 말로는, ‘고난’(苦難)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감개무량’(感慨無量)은 ‘감개가 끝이 없음’을 나타내고, ‘감개’는 ‘어떤 사물에 깊이 감격하여 마음속에 사무친 느낌’을 가리킵니다. (김재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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