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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격지하여 마렝고 싸움에서 이김으로써 프랑스 군대를 풍전등화의 위험으로부터 건져 내고 프랑스를 더욱 튼튼한 나라로 만든, 나폴레옹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습니다. ‘자장격지’(自將擊之)는 ‘스스로 군사를 거느리고 나아가 싸움’을 가리키고, ‘풍전등화’(風前燈火)는 ‘바람 앞에 등불’이라는 뜻으로 ‘존망이 달린 매우 위급한 처지’를 나타냅니다. ‘풍전등화’를 다른 말로는, ‘풍전등촉’(風前燈燭)이라고 합니다.
나라 안의 모든 사람들은, 나폴레옹을 ‘프랑스의 영웅 나폴레옹’이라고 부르며 마음을 다하여 존경했습니다. 그러나 정작으로 나폴레옹은, 그 말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을 듯합니다. 왜냐고요? 그는, 프랑스 사람이 아니라, 코르시카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는, ‘코르시카의 영웅 나폴레옹’이라고 불렀어야 좋아했을 겁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 나폴레옹은 정치가로 돌아와서 차례로 좋은 다스림을 베풀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를 칭찬하는 소리가 더욱 자자하게 되었습니다. ‘자자(藉藉)하다.’는, 소문이나 칭찬 따위가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어 떠들썩하다.’를 이릅니다. 그 모습을 그려 보니, ‘만구성비’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만구성비’(萬口成碑)는 ‘여러 사람이 칭찬하는 것은, 칭찬받는 이의 송덕비를 세워 주는 것과 같다.’라는 뜻입니다. 정말 멋진 말입니다.
프랑스는 이제 장원지계를 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장원지계’(長遠之計)는 ‘먼 장래를 위한 계책’을 말합니다. 그러나 나폴레옹의 마음속에는 시종일관 코르시카 생각뿐이었지요. ‘시종일관’(始終一貫)은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방침이나 태도로 나감’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상입니다. ‘시시각각’(時時刻刻)은 ‘지나가는 시각과 시각’ 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등의 의미를 지닙니다. 게다가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프랑스를 미워하고 있었으며, 특히 영국은 어떻게 하여서든지 트집을 잡아서 프랑스를 못살게 하려고 별렀습니다. 다시 말해서 ‘세불양립’이었지요. ‘세불양립’(勢不兩立)은 ‘비슷한 두 세력이 공존할 수 없다’는 뜻으로 ‘자웅을 겨루는 두 세력 사이에 화친이 있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급기야, 영국은 프랑스의 화물선 2백여 척을 빼앗아 가고 말았습니다. ‘급기야’(及其也)는 ‘마침내’라는 뜻입니다. 다른 말로는 ‘필경(畢竟)에는’이라고 합니다. 군함도 아니고, 화물선을 빼앗아 가다니요? 그것도 한두 척이 아니라, 2백 척이 넘었지요. 참으로 영국은 ‘후안무치의 나라’였지요. ‘후안무치’(厚顔無恥)는 ‘뻔뻔스럽고 부끄러워함이 없음’을 이릅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나폴레옹은, 몹시 화가 났지만, 우선은 참기로 했습니다. 아직은 영국을 칠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프랑스는 지금이 아주 중요하다. 프랑스의 정치는 잘 되어 가고 있으나, 영국과 오스트리아와 러시아와 스페인 등의 나라는 틈만 있으면 프랑스를 공격하려는 마음을 먹고 있다. 그러므로 우선은 프랑스를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김재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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