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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장군들은 진심으로 나폴레옹에게 다음과 같이 권했습니다.
“프랑스 나라는 잦은 전쟁 때문에 국가의 힘이 아주 약해졌습니다. 국민은 모두가 평화를 바라고 있습니다. 프랑스를 위해서 이제는 전쟁을 그만두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폴레옹은 앙천부지하여 추호도 부끄러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경천애인의 마음으로 연합군과의 싸움을 단념하였습니다. ‘앙천부지’(仰天俯地)는 ‘하늘을 쳐다보고 땅을 굽어봄’을 말합니다. 다른 말로는 ‘부앙천지’(俯仰天地)가 있지요. 또, ‘추호’(秋毫)는 ‘가을철에 가늘어진 짐승의 털’이란 뜻으로 ‘조금’ 또는 ‘매우 적음’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주로 ‘부정의 뜻’을 가리키는 문장에 쓰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천애인’(敬天愛人)은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함’을 뜻합니다.
투병식과는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투병식과’(投兵息戈)는 ‘병기를 던지고 창을 멈춘다.’는 뜻으로, ‘전쟁이 그침’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러나 연합군과의 싸움을 포기하려면, 그들의 요구 조건을 들어 주어야만 했지요. 그들이 원하는 건, 나폴레옹을 먼 곳으로 유배 보내는 겁니다. ‘유배’(流配)는 ‘귀양 보냄’을 말합니다. 이 말은 알지요? 다시 복습해 볼까요? ‘귀양’의 원말은 ‘귀향’(歸鄕)입니다. 어쨌든, ‘귀양’은 고대로부터 내려오던 형벌의 한 가지입니다. 조선조에 이르러서 처음에는 ‘고향 밖으로 멀리 내쫒다.’라는 뜻으로 쓰다가, 뒤에 와서는 ‘먼 섬이나 시골 같은 데로 보내어서 일정한 기간 동안 제한된 지역 안에서만 살게 함’을 이르던 말입니다. 다른 말로는 ‘도배’(徒配)나 ‘찬배’(竄配)나 ‘정배’(定配) 등이 있습니다.
그래서 나폴레옹은 연합군과의 약속에 의하여 엘바 섬으로 귀양살이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귀양살이’는 ‘귀양 가서 자유를 구속당하고 지내는 생활’을 가리킵니다. 다른 말로는 ‘유배를 산다.’라고도 말합니다.
엘바(Elba) 섬은, 이탈리아 서해안에 위치하고, 바로 코르시카 섬과의 사이에 있는 섬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첫째가는 철광산지이지요. 포도를 가꾸기에 아주 좋은 곳이며, 그 앞바다에서는 정어리가 많이 잡힌답니다.
나폴레옹이 섬에 갇히게 되다니,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은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뜻으로 ‘한 번 성하면 어느 때에 가서는 쇠해짐’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비슷한 말로는 ‘세무십년과’(勢無十年過)가 있습니다. 이는, ‘십 년 누리는 세도는 없다.’라고 풀이됩니다.(김재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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