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
애초부터 러시아 원정은 연목구어와 같이 성공할 가능성이 없었습니다. ‘애초’는 ‘일의 맨 처음’을 말합니다. 다른 말로 ‘당초’(當初)라고 합니다. 두 말을 합하여 ‘애당초’(-當初)라고도 하지요. ‘애초’를 강조하는 뜻으로 쓰입니다. 그리고 ‘연목구어’(緣木求魚)는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한다.’는 뜻으로, ‘되지도 않을 엉뚱한 소망’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입니다. 또 이는, ‘방법을 그르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나폴레옹이 비록 출중한 인물이기는 하나, 천라지망을 어찌 벗어날 수 있었겠습니까? ‘천라지망’(天羅地網)은 ‘하늘과 땅에 쳐진 그물’이란 뜻으로 ‘피할 수 없는 경계망이나 벗어날 길이 없는 재액’을 이르는 말입니다. 말하자면, 모든 게 ‘운명’이라는 뜻이겠지요. ‘운명’(運命)은 ‘인간을 지배하는 필연적이고 초월적인 힘, 또는 그 힘으로 말미암아서 생기는 길흉화복’을 말하고, ‘길흉화복’(吉凶禍福)은 ‘길함과 흉함과 재앙과 행복’을 뜻합니다.
프랑스 군대가 백사일생으로 돌아왔으니, 이웃나라들은 딴생각을 하게 되었겠지요. ‘백사일생’(百死一生)은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겪다가 겨우 살아남‘을 말합니다. 다른 말로는 ’구사일생‘(九死一生)이나 ’십생구사‘(十生九死)를 사용합니다. ‘때가 왔구나.’하고, 그들은 연합군을 만들어서 파리로 공격해 왔습니다.
자주 전쟁을 해 왔기 때문에, 프랑스의 국력은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졌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병사들도 싸울 기력이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프랑스 국민들 중에는, 횡초지공은 생각하지도 않고, ‘나폴레옹은 나쁘다.’라고 낙정하석으로 괴롭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횡초지공’(橫草之功)은 ‘싸움터에서 풀을 눕힌 공’이란 뜻으로 ‘전장에 나가서 산과 들을 누비며 싸운 공’을 말하고, ‘낙정하석’(落穽下石)은 ‘함정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떨어뜨린다.’는 뜻으로 ‘남이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때, 구하여 주기는커녕 도리어 더 괴롭힌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감탄고토를 밥 먹듯 하는 정치꾼들은 어떠하겠습니까? ‘감탄고토’(甘呑苦吐)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라는 뜻으로 ‘제 비위에 맞으면 좋아하고 틀리면 싫어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나폴레옹은 황제를 그만두라.’라고 성토하기도 했습니다. ‘성토’(聲討)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어떤 잘못을 비판하고 규탄함‘을 말합니다.
나폴레옹은 그 동안 분골쇄신하여 프랑스를 강한 국가로 만들려고 애썼건만, 프랑스는 배은망덕하게도, 그를 토사구팽하려고 했지요. ‘분골쇄신’(粉骨碎身)은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진다.’는 뜻으로 ‘있는 힘을 다하여 노력함’을 이릅니다. 다른 말로, ‘분신쇄골’(粉身碎骨) 또는 ‘쇄골분신’(碎骨粉身)이라고도 합니다. 또, ‘배은망덕’(背恩忘德)은 ‘입은 은덕을 저버리고 배반함’을 뜻합니다. 그리고 ‘토사구팽’(兎死狗烹)은 ‘요긴한 때는 소중히 여기다가도 쓸모가 없게 되면 천대하고 쉽게 버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입니다. 이는, ‘토끼를 다 잡으면 사냥개를 삶는다.’는, 중국의 여러 고전에 자주 나오는 말이지요.
그 모두가 그의 잘못에서 비롯되었으니,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이를 ‘수원수구’(誰怨誰咎)라고 합니다. 이는, ‘남을 원망하거나 탓할 것이 없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다른 말로는, ‘수원숙우’(誰怨孰尤)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불원천불우인’의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불원천불우인’(不怨天不尤人)은 ‘하늘이나 남을 원망하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잘 되나 못 되나 남을 원망하지 않고 분수를 지켜서 자기 수양에 노력함’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김재황)
'봉쥬르, 나폴레옹'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8) 어머니가 등을 토닥거려 주다 (0) | 2009.01.10 |
---|---|
(127) 엘바 섬에 갇히다 (0) | 2009.01.07 |
(125) 후회막급의 나폴레옹 (0) | 2009.01.02 |
(124) 딜레마에 빠진 나폴레옹 (0) | 2008.12.31 |
(123) 적막강산의 모스크바 (0) | 2008.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