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쥬르, 나폴레옹

(128) 어머니가 등을 토닥거려 주다

시조시인 2009. 1. 10. 08:38

(128)

  바로 그 해인 1814년 여름, 섬에 갇혀 지내고 있는 나폴레옹에게 그의 어머니 레티치아가 허위단심으로 찾아왔습니다. ‘허위단심’은 ‘허우적거리며 무척 애를 씀’을 이르는 순우리말입니다. 어머니는 그저 넘치는 애자지정으로 나폴레옹의 건강한 모습에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애자지정’(愛子之情)은 부모로서 ‘자식을 사랑하는 정’을 말합니다. 비슷한 말로는 ‘지독지애’(舐犢之愛) 또는 ‘지독지정’(舐犢之情) 등이 있습니다. ‘지독지애’나 ‘지독지정’은, ‘어미 소가 송아지를 핥아 주며 귀여워한다.’는 뜻으로 ‘어버이가 자식을 사랑하는 지극한 정’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들입니다. 또 하나, ‘포도지정’(葡萄之情)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는, 어린 시절에 ‘어머니가 포도 한 알을 입에 넣어 껍질과 씨를 가려낸 후에 입에서 입으로 먹여 주던 정’을 말합니다.

나폴레옹은 희동안색으로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어머니 품에 안겼습니다. ‘희동안색’(喜動顔色)은 ‘얼굴에 기쁜 빛이 나타남’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천진난만(天眞爛漫)하다.’는, 말이나 행동에 ‘천진함이 넘쳐흐른다.’ 또는 ‘조금도 꾸밈이 없이 아주 순진하고 참되다.’를 나타냅니다.

어머니는 나폴레옹의 등을 토닥거리면서 말했습니다.

“이제 넌 싸움터에 나갈 염려도 없어졌구나. 사람들에게 원한을 사서 죽음을 당하게 될 일도 없을 거야. 그게 나에겐 가장 기쁜 일이란다.”

그 동안 나폴레옹의 어머니는, 늘 전쟁터를 누비는 아들 때문에 얼마나 노심초사하였는지, 알 수 있겠지요? ‘노심초사’(勞心焦思)는 ‘애를 쓰고 속을 태움’ 또는 ‘몹시 애를 태움’을 말합니다. 다른 말로는 ‘초심고려’(焦心苦慮)가 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그런 마음이겠지요.

나폴레옹은 어머니에게 안갚음을 못 하여서 마음이 많이 아팠을 겁니다. ‘안갚음’은 ‘어버이의 은혜를 갚는 행동’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 말에 반대의 의미를 지닌 게, ‘앙갚음’이지요. 그러므로 두 말을 혼동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김재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