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구름처럼

우리는 그날, 하느님을 만났다!

시조시인 2010. 8. 10. 08:36

 

 

 

 우리는 그날, 원주에서 대학시절 동문수학한 목상옥 형을 만났다. 그는 이미 하느님이다. 천상 천하에서

거칠 것이 없었다. 젊은 시절 공무수행 중에 한쪽 팔을 잃었지만, 이제 그는 그때의 그가 아니다.

저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라! 한 송이의 찬란한 연꽃 송이 같지 아니한가!  그는 우리에게 세상 이야기를 들려

주었는데, 나는 그의 말에 빨려 들어가서 입도 떼지 못했다. 하느님의 말씀은 그저 듣기만 하는 것!

 

하느님이 기거하는 집 앞에 피어 있는 연꽃이다. 아무렴, 연꽃은 모두 연못에서 피어야 한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아니, 하느님에게는 이 세상 모두가 연못이 아니겠는가! 거칠 것이 없는 분이 바로 하느님이시다.

 

 

하느님인 목상옥 형이 머무는 집이다. 그 앞에 잔디밭이 곱게 펼치어져 있다. 바로 하느님이 가꾸시는

잔디밭이다. 그날 하느님은 이 집에서 여러 가지 세상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 주었다. 아, 그 이야기를

받아 적으면 그게 바로 성경이 될 터인데----. 이야기를 모두 끝내고 하느님은 우리를 향해 그저

환하게 웃으셨다. 

 

세상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게 하나 있는데, 하느님은 받는 것보다 주시는 걸 아주 즐기신다. 그날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아주 맛있는 메기매운탕을 한상 그득히 대접받았다. 그저 많이 먹으라며 하느님은 우리 앞에

먹음직스런 메기탕을 가득 떠 주셨는데, 정작 하느님은 별로 드시지 않았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자신보다 남을 더욱 사랑하시는 분이시니까.   

 

하느님도 이 세상에서 미처 보시지 않은 게 있으신가! 자못 그 눈길이 엄숙하시다. 우리 모두가 따라서 바라보았는데, 다 보시고 나서 하느님은 그저 씽긋 웃으셨다. 그뿐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이 세상에 무에 그리 대단한 게 있겠는가. 색즉시공이요, 공즉시색인 것을! 한 자락 바람처럼 하느님은 그날 우리를 따라 걸으셨다. 그렇게 우리는  하느님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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