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문 3인이 만나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숲속에 깔개를 펼쳐놓고 돼지 족발에 막걸리 한 잔!
그맛을 무엇이 따르겠는가. 담소는 끝없이 이어지고 시간은 멈추었다. 무릉도원은 아니라도
별천지가 바로 이곳! 젊었을 때의 마음으로 모두 돌아가서 그저 즐거울 뿐 더위마저도 가까이 오지 못했다.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산자락을 타고 내려와서 안국사 앞에 머물렀다. 두 사람이 열심히
안국사의 내력을 읽고 있다.
안국사의 계단을 오르고 있는 노익장들!
안국사의 강감찬 장군 영정 앞에서 긴 묵념을 올리고 있다. 나라를 사랑하여 '온 몸과 마음'을 바친
강감찬 장군이여! 영원히 우리나라의 나아갈 길을 밝게 비춰 주옵소서!
이 어찌 한두 사람의 염원이겠는가. 우리의 7천만 동포 모두의 마음이 그러하다.
옷깃을 여미고 마음을 다하여 묵념을 올리고 난 후, 두 사람은 방명록에 서명을 했다.
안국사 참배를 마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사뭇 힘차다. 두 사람은 과연 어떠한 생각을 했을까. 나는 그들의 뒤를 따라내려오면서 '역사를 모르는 민족은 번영할 수 없음'을 생각했다. 과거를 제대로 모르고서는
미래를 제대로 예측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학생들에게 역사 공부가 선택과목이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