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바람은 숙면
김 재 황
푹 자는 그 일이야 꿀맛보다 달콤한 것
모든 일 잊은 채로 저승처럼 빠지는 것
눈뜨면 또 다른 날을 개운하게 맞는 것
(2017년)
귤밭 생각
김 재 황
오래 전 가꾸던 밭 뜬금없이 꿈에 뵌다,
판 일이 언제인데 남의 다리 긁고 있나,
갖는 게 짐이 되는 줄 오늘에야 알겠네.
(2017년)
까마귀 떼
김 재 황
까맣게 날아와서 새까맣게 쏟는 울음
보기에 까맣지만 듣기에도 까만 소리
달밤을 까맣게 새며 옛이야기 까맣다.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