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시

다시 파랗다/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2. 23. 18:19

     다시 파랗다

                  김 재 황




소가 풀을 뜯어 먹고
눈을 끔벅거린다,

말없이
제 몸을 내주고 떠나는 
풀의 너그러움

이제 그 풀은 
정해진 길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와서
파랗게 앉아 있으니

결국, 소는 아무것도
먹은 게 없다.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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