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벗과 한 잔
김 재 황
우리가 만난 것이 그리 오래 지났는가.
어느덧 오십 년이 긴 꿈으로 흘렀는데
막걸리 함께 마시니 어제인 듯 가깝군.
(2016년)
빈 의자를 보며
김 재 황
아무나 앉으라고 마련해 둔 나무 의자
햇살이 내리쬐니 아예 없는 앉을 사람
뭐든지 때가 맞아야 맡은 일을 이루리.
(2016년)
선잠 설치고
김 재 황
어둠을 왈칵 쏟고 젖은 잠을 안으려니
이 몸이 끈적끈적 늦은 별은 반짝반짝
어엿이 물소리 나면 또 하루가 열린다.
(201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