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문을 지나니
김 재 황
참말은 어딜 가든 하나밖에 없을 텐데
어째서 문이란 말 꾹꾹 눌러 담았을까,
하기야 세상 사람은 거짓말을 곧잘 해.
어딘가 문을 지나 여기 살게 되었는데
말마다 다르다니 다른 문이 또 있는지,
가슴을 환히 밝히면 보이려나 그 문이.
죽음이 무엇인지 늙었는데 알 수 없고
어떤 게 삶인지도 가늠조차 못 하는데
절 안에 들어서자니 그게 모두 하나래.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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