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치고 장구 치며] 편
방안에 앉았어도
김 재 황
넌지시 오솔길이 나오라고 손짓하면
마음은 부리나케 빈손으로 내달리고
시원한 산들바람도 귓바퀴를 맴돈다.
(2016년)
탈춤을 벌이다
김 재 황
오늘은 내가 아닌 남이 되어 노니는데
얼굴을 푹 감추고 긴 소매를 내뻗으면
아픔도 미운 사랑도 빙글 돌며 풀린다.
(2016년)
물처럼 사는 법
김 재 황
무겁게 괴로울 땐 밖에 나가 어울려라
가볍게 외로울 땐 길만 보고 걸어가라
마음이 하자는 대로 그냥 몸을 맡겨라.
(201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