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치고 장구 치며] 편
말에 대하여
김 재 황
빠르게 도망쳐서 그 목숨을 살렸지만
어디든 잘 뛰니까 올라타고 달리는데
남보다 앞선다는 게 올가미가 되었지.
(2016년)
진실에 대하여
김 재 황
감추면 감출수록 뾰족하게 갈리는 것
성내듯 서두르면 송곳으로 찌르는 것
반드시 보름달처럼 밝혀지게 되는 것
(2016년)
반드시 봄은 오고
김 재 황
느긋이 빛을 안고 겨울 길을 가노라면
환하게 꽃이 피는 봄 마을에 다다르고
냇물을 타고 오르는 붕어 떼도 만난다.
(201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