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다] 편
산사 호박꽃
김 재 황
차라리 꽃보다는 종이라고 해야 할까
말없이 서 있으면 흐느끼는 에밀레종?
슬픔도 웃어넘기며 범종 소리 머금네.
(2017년)
벽에서 매미 울다
김 재 황
저 숲을 왜 버리고 이 마을로 들어와서
그 벽에 딱 붙어서 뭔 슬픔을 뿌리는가,
젖은 곳 다시 또 젖는 가슴으로 듣느니.
(2017년)
거울을 보다
김 재 황
서로가 밝은 인사 나누기를 거부한다.
이마를 내미는데 주름살이 굳어 있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그 얼굴이 낯설다.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