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다] 편
가을비
김 재 황
이 낱알 익으려면 드는 볕이 먼저인데
저 하늘 가로막고 오는 비가 질금질금
이제는 그만 그쳐라 내 가슴도 젖는다.
(2017년)
연밥을 보며
김 재 황
진흙에 발을 딛고 물빛 위로 여는 마음
눈물을 닦고 나서 내 가슴에 불을 켜면
빈 쟁반 살짝 훔치고 더운 말씀 앉는다.
(2017년)
보라매공원 탐방
김 재 황
벗들과 호수 가에 말을 접고 앉았는데
물속에 발을 딛고 나무들이 서 있구나,
어디로 꿈을 꾸는지 빈 날개를 펼친다.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