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다] 편
거미 앞에서
김 재 황
몸빛을 이룬 대로 숨는 것을 즐기는데
어둠에 잠기는 듯 기다리니 질긴 마음
그물이 내걸린 곳에 그 목숨도 내건다.
(2017년)
가로수 낙엽
김 재 황
못 참게 무더위가 깊은 밤을 누르더니
참 쉽게 바람 안고 나뭇잎이 구르는데
숨이야 돌리든 말든 강추위도 곧 온다.
(2017년)
손녀와 나들이
김 재 황
즐겁게 내 손 잡고 공원으로 나가잔다,
꽃밭에 보이는 꽃 새겨 넣고 살려는지
나에게 저 이름 뭐야 끊임없이 묻는다.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