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녹색 세상] 편
조팝나무
김 재 황
물오른 안간힘에 옴츠린 상념이 깨어
부스스 눈을 뜨는 성깔이 빳빳한 기둥
바다로 모험의 돛을 예지처럼 펼친다.
힘들게 뜻을 모은 은백색 깃을 달고
살포시 구름 위를 춤을 열 듯 비상하면
하늘엔 흰 물새 떼가 자욱하게 머문다.
어렵게 사는 목숨 모진 바람 부는 꿈속
가슴 푸른 소식들은 아직 오지 않았는데
숨소리 가늘게 열고 눈송이를 흩는다.
(2002년)
(시작 노트)
조팝나무는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함북을 제외한 우리나라 각지에 분포하는데, 산기슭의 양지나 밭둑 등에서 많이 만날 수 있다. 장미과에 속한다.
경기도 지방에서는 5월이 되어야 꽃이 핀다. 즉, 따뜻한 남부지방에서는 3월 하순 무렵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4월에는 대둔산의 낮은 지역과 덕유산 및 지리산 등으로 번져서 피며, 5월이 되어서야 치악산과 용문산을 비롯하여 경기도 각 지방의 산과 강원도 산간 지방으로까지 확대되어 피게 된다. 만약에 이보다 일찍 꽃이 핀다면, 그것은 분명히 기상이변이다.
조팝나무의 꽃은 순결함을 나타낸다. 흰 꽃을 피운 가지들이 위로 뻗어 있고, 게다가 가지 끝에 꽃이 몰려 있어서 흰 구름이 지상에 내려앉은 듯하다. 그 흰 꽃이 마치 좁쌀을 튀겨 놓은 것 같다고 하여 그 이름을 얻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조팝나무 종류로는, 조팝나무를 비롯해서 당조팝나무․산조팝나무․꼬리조팝나무․갈기조팝나무․인가조팝나무․능수조팝나무 등의 20여 종이 있다.
조팝나무는 꽃이 아름답게 필 뿐만 아니라, 줄기나 뿌리를 소중한 약재로 사용한다. 뿌리는 ‘상산’(常山)이라고 불리며, 줄기는 ‘촉칠’(蜀漆)이라고 부른다. 상산은 성질이 차고 극렬(劇烈)하여 좀 독한 성질이 있다. 학질과 담(痰)의 치료 약으로 쓰인다. 촉칠 또한 독성이 약간 있는데, 잎과 함께 달여서 학질이나 벌레 등을 퇴치하는 데 사용한다. 운향과의 상산(Orixa japonica)과 혼동하면 안 된다. (2002년)